2009년 7월 16일 목요일

제로존 이론이란?

제로존 이론이란

 

한 치과의사가 새로운 물리학 이론을 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름하여 제로존 이론이라니. 이름부터가 장황한게 뭔가 사기성 비스무리한 느낌이 풀풀 난다. 논문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해서 결국 일부 언론이 발표한 내용 위주로 접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전적으로 필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하면 몇몇이들이 호들갑을 떤 것처럼 노벨상을 수상할 만큼 엄청난 이론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적으로 터무니없는 의사과학이나 철학의 영역에 속하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해볼 만한 가정으로 이론을 전개해 본 것이고 정규 과학 과정을 밟지 않은 이에 의해 제작되었다보니 다소 파격적인 의견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물리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나름 대단한 발견이 될 것이고 단지 수치해석적 놀음에 불과하다 해도 그 자체가 나름 물리학에 공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딴에는 전통적 의미에서 다소 벗어난 형태의 과학 분야가 한종류 탄생한 것이라 봐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c=h=s

 

제로존 이론의 첫번째 가정은 c와 h가 동일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c는 광속이고 h는 빛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최소값인 플랑크 상수이기 때문에 실제로 입자물리에서 동등한 값으로 놓는 공준이 실제로 가능하다. 또한 c라는 상수는 길이 차원/시간 차원 이기 때문에 시간 차원에 좌우된다. 실제로 상대성이론의 수학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민코프스키 시공간은 x,y,z축에 길이 차원을 두는 동시에 시간축에 ct라는 시간 차원이 아닌 길이 차원을 두게 된다.

 

시간축을 ct축으로 설정한 민코프스키의 시공도식

 

따라서 ct축의 t에 정확히 1초를 대입해야만 시간도 속력도 아닌 c라는 "길이"차원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1초=c 라는 길이" 라는 공준 역시 허황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상대성 이론의 기초 개념을 잘 받아들인 것이다. 따라서 제로존 이론의 공준은 c=h=s 가 된다. 광속과 빛의 최소 에너지 단위 플랑크 상수와 1초가 같은 개념이 될 수 있다는 제로존 이론의 공준은 상대성이론의 컨셉에 매우 부합되며 생각처럼 그다지 허황된 성질의 것도 아니고 반면에 그렇게 새로운 것도 아니다.

 

길이와 시간은 같은 시공간을 이루고 있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플랑크 시간은 플랑크 상수의 시간적 의미를 가지고 있고 플랑크 길이라고 표현하는 개념은 플랑크 상수의 길이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극단적인 양자론자들은 세상은 에너지만 양자화 된 것이 아니라 길이나 시간도 양자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단위가 있다는 것이고 이를 모두 플랑크 상수라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h는 에너지이면서 시간이면서 길이의 개념일 수 있다. 플랑크 상수의 의미는 시간과 길이 차원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길이과 운동량의 불확정성의 곱은 플랑크 상수가 된다. 불확정성 원리는 결국 플랑크 상수 자체가 길이차원과 운동량(질량과 길이/시간 의 곱이다.) 으로 분리 될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따라서 각각의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7가지 차원은 알고보면 미세하게 얽혀 있는 하나의 차원일 수 있다. 각종 물리학 원리들의 여러가지 철학적 의미를 곱씹어 볼 때 제로존의 의견은 그다지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상대성 이론이 시간과 공간차원이 별개가 아니라 민코프스키 시공간임을 증명했듯이 시간과 공간 차원은 고정관념처럼 완벽히 분리된 차원이 아니라 서로 얽혀있는 차원이다.

 

차원은 전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다?

 

결국 상대성이론도 시공이 아무 관계없는 서로 다른 차원이 아닌 함께 얽혀 있는 차원임을 입증했고 양자론의 불확정성 원리 역시 질량X길이^2/시간차원의 최소값이 플랑크 상수임을 입증하면서 질량 길이 시간차원이 전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얼기설기 얽혀있는 것임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이 공간과 운동량의 최소값을 플랑크 상수 이하로 내리는 사고실험을 제언하자 보어는 심지어 그렇다 해도 상대성 이론에 따라 시간의 불확정성이 생겨서 결국 불확정성은 플랑크 상수만큼 커진다는 결론을 내려 아인슈타인을 무릎꿇게한 사건도 있었다.

 

시간의 불확정성이라는 개념을 발생시킨 아인슈타인의 사고실험

 

따라서 전혀 별개로 보이는 시간과 공간과 질량 등의 차원들이 서로 얼기설기 얽혀 있다고 주장한다 해서 그다지 터무니없는 의사과학이라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끈이론같은 경우에는 3차원의 시공간 속에 몇차원의 시공간이 아주 짧은 단위 속에 또 끈이라는 차원으로 얽혀있다는 주장을 한다. 사실 끈이론은 전혀 이런 주장을 하고 있지 않지만 숨겨진 작은 차원들이 질량이나 시간같은 다른 차원들과 연결되어있을 가능성이 전혀 제로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하다.

 

필자는 간혹 이런 식으로 어떠한 좋은 과학 이론이나 발명품을 발명해 놓고도 기존 학계와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빛을 보지 못하는 케이스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공기청정기 제조 사업자와 만난적이 있는데 자신이 개발한 필터를 이용하면 거의 무균실 레벨로 제균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펼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는다면 당연히 의심받을 것이며 사이비 취급을 받을 것이다.

 

이론은 간단하다. 다공성 촉매를 이용해서 필터를 만들었는데 나노급의 작은 먼지는 정전기적 인력으로 흡수되어 결합 침전되고 세균크기는 당연히 촉매에 접촉되게 되어 있는데 광촉매와 다공성 촉매의 컴비네이션 어택으로 빠른 산화를 돕게 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들은 한마디로 산화되어, 타죽는다는거다. 흡착력이 좋아서 심지어 분자단위까지 흡착시켜 거른다고 하는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다. 특히 필터에 세균이 증식하지 못하니 -닿으면 타죽으니 말이다- 헤파필터나 울파필터보다 오히려 더 작은 크기의 물질을 전기적으로 흡착해서 걸러내니 성능도 더 좋다는 거다. 필터 틈은 오히려 넓어서 공기 저항도 적으니 필터값 비싼거 제외하면(그만큼 수명이 기니까)  단점이 별로 없다.

 

솔직히 필자는 화학적으로 이 촉매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말 되는 소리다. 게다가 부유세균을 없애기 위해서는 기존의 공기청정기처럼 공기 흡입구를 바닥에 두면 안되고 천정의 공기를 빨아들여서 제균해야 한다는 것이 아주 사소한 발상의 전환이지만 효과는 만점이더라는 것이 개발자의 설명이었다. 분명 말이 되는 얘기지만 정작 그양반들은 프리젠테이션 할 때 말을 너무 못하더라. 같은 내용을 어떻게 그렇게 사이비처럼 설명할 수 있을까 싶더라. 아무리 공증된 실험자료가 있다고 한들 "무조건 100%"만 주장하면 누가 믿겠냐고.

 

이양반 10년만 더살아있었어도 빛봤다.

 

이와 같이 아무리 좋은 이론이 있다 한들 당대 과학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면 목매 자살한 통계물리의 거장 볼츠만처럼 사장될 수 밖에 없는기라. 황우석 교수가 대중적으로 사장당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얘기다. 황우석 교수는 상대적으로 언변이 좋은 편이라 언론플레이를 상당히 잘해온 편이었는데 차병원과 메디포스트의 언론플레이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결론:기대 반 의심 반

 

실제로 그 가능성을 높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7개의 차원이 얼기설기 얽혀 있다는 제로존 이론이 복잡한 내용 다 차치하고 모두가 실험적으로만 알고 있는 중력상수 정도를 실험상수가 아닌 근본적 법칙에 의해 유도된 다른 상수들로부터 이론적으로 유도해 낼 수 있고 이를 입증해 낼 수 있다면 그땐 정말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은 필자도 이론에 대해 아는 것이 미비한 지라 결론부터 여차여차 하기는 어렵다. 핵심은 각 차원들이 독립적 차원이 아닌 어떤 릴레이션을 가진다는 것이다. 제로존 이론이 그냥 각 차원의 릴레이션들을 숫자로 계산해서 관계식을 세운 것에 불과하다는 관점에서는 그다지 별다른 것이 아니지만 진정 자연 자체가 원리적 각 차원이 연결되어 있고 특정 릴레이션을 가진다는 가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것은 또하나의 과학혁명에 버금가는 센세이션이 충분히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박사가 불교얘기를 방불케 하는 엉뚱한 철학 얘기 해대고 쌍방성 자유 평등이니 단위의 민주주의니 어디서 계속 사이비같은 얘기만 가져다 퍼나를수록 아무리 좋은 의견 냈다 하더라도 학계의 의심만 쌓일 분이다. 이론만 놓고 보면 쓸만한 이론인데 창시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럴땐 차라리 입다물고 말을 줄이는게 유리하다. 논문이나 잘 써놓고 좋은 통역자와 좋은 프리젠테이션을 해줄 사람을 찾는 것이 좋다.

 

결말은 두고봐야 알겠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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